위 영상에서 조승연 작가는 본인의 인생을 바꾼
샤를 보들레로의 악의꽃 시 한편을 소개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서 점점 삶에 무기력해지는
나에게 정말 필요한 시가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 어느 한구석에 아른아른한 이런 감정들을 꺼내어
시로 쓰여진듯한 느낌을 받을만큼 깊은 공감을 하게 되더군요
이 글을 빌어 이런 좋은 시를 소개해 준 조승연 작가님께 감사드립니다.
Ⅰ
막심 뒤 캉에게 바칩니다
우편 엽서를 사랑하는 아이에게 우주는 내 입맛 만큼이나 넓다
램프 밑에서 본 세계는 얼마나 큰가!
기억 속에 더듬는 세계는 얼마나 작은가!
한 아침에 우리는 떠난다 머리는 불로 가득 차 있고
마음 속은 원한과 씁쓸한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파도의 리듬을 따라 간다
우리의 무한을 바다의 유한 위에 흔들면서
Ⅱ
망보는 사람이 이야기하는 모든 조그마한 섬은
운명이 약속한 하나의 엘도라도
아침에 불빛밖에 없는 조그마한 바위에
우리의 상상력은 그의 난교를 펼친다
나이 든 배가본드마냥, 우리는 진흙을 밟으면서
코는 하늘을 향하고, 번쩍이는 파라다이스를 꿈꾼다
마법에 걸린 눈은 조그마한 촛불 하나가
무너져가는 집을 밝히는 것 하나만
멀리서 보더라도 거기에서 카푸아를 발견한다
Ⅳ
우리는 별을 봤고, 우리는 파도를 봤어요
그리고 우리는 모래도 보았죠
그리고 많은 충격을 겪었고, 예측하지 못한 사고도 겪었지만
우리는 여기에서처럼 대부분 지루했어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들, 그리고 가장 멋진 땅들도
가끔씩 우연이 구름으로 빚어내는 미스테리한 매력만큼의 것을 보지 못했다
우리는 실수로 우상한테 절하기도 했고
빛나는 보석으로 별자리처럼 박힌 왕좌도 보았고
당신네들의 은행가한테는 파산의 꿈이 될 수 밖에 없을 정도의
동화같은 화려함을 가진 궁전도 보았어요
Ⅴ
그리고요, 그리고요, 또?
Ⅵ
아! 이 어린이같은 머리여!
가장 중요한 것을 잊지 않기 위해 말하겠소
우리는 딱히 찾지도 않았지만, 모든 곳에서 본 것 있는데
운명의 사다리의 위부터 아래까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것
인간의 끊임없는 죄악이 펼쳐지는 지루한 광경들이었습니다
Ⅶ
여행에서 얻은 지식은 참 씁쓸하구나!
세상에 이제 오늘은 지루하고 조그마하다
어제나 내일이나 똑같이 세상은 우리 자신의 이미지를 보게 할 뿐이다
세상이라는 것은 어제나 내일이나 항상 우리 스스로의 이미지를 보게 한다
지루함의 사막 속에 빠져있는 끔찍함의 오아시스
Ⅷ
아 죽음이여, 늙은 선장이여, 시간이 됐습니다! 닻을 올리시오!
이 세상은 이제 지겨워요, 죽음이여! 채비를 하소서!
만약 하늘과 땅 모두 잉크처럼 검다면
우리의 마음만큼은 빛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 속에 우리를 편안하게 하는 독약을 부어요
우리는 원합니다 우리의 머리가 이 불로 불타는 동안에
깊음 속으로 빠져들기를 지옥이건 천국이건 무슨 상관입니까?
모르는 것의 심연에서 새로운 것만을 찾아낼 수 있다면
댓글에 Yong Keun ji 님이 정리해놓은것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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